실기시험 주서(예) 해설

주서란 무엇인가

국가기술자격 실기시험용 KS 기계제도규격집(PDF)에는 도면 하단에 넣는 주서가 예시로 실려 있습니다. 일반공차·모따기 기준부터 도장·파커라이징·열처리·표면거칠기까지, 도면에 흔히 들어가는 주기 항목을 한 번에 모아둔 템플릿입니다. 자료 하단에 “과제 도면에 맞도록 적절히 수정하셔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 이 7개 항목이 모든 과제에 그대로 다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부품에 해당하는 항목만 골라 쓰거나 값을 바꿔 써야 하는 예시 세트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헷갈리기 쉬운 4. 도장, 5. 파커라이징 처리, 6. 전체 열처리 세 항목을 재료와 연결해서 정리합니다. 즉 “이 처리는 어떤 재료의 부품에 적용하고, 어떤 재료에는 적용하지 않는가”를 기준으로 풀어봅니다.

📌 참고 이 글은 공개된 표면처리·열처리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학습 참고용 자료입니다. 실제 답안에서 어떤 항목을 남기고 어떤 항목을 지울지는 과제 도면의 부품 구성과 채점기준에 따라 달라지므로, 아래 내용은 일반적인 판단 기준으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4. 도장 — 외면 명록색 · 내면 광명단

주서 4번 항목은 “◇ 부위의 외면은 명록색 도장, 내면은 광명단 도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같은 부품인데 바깥면과 안쪽면의 도료가 다른 이유는 두 면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명록색 도장은 조립 후에도 계속 눈에 보이는 바깥쪽 면에 바르는 마감 도료입니다. 국내 산업기계·감속기 하우징에 전통적으로 많이 쓰이는 녹색 계열 도장으로, 외관을 정리하고 표면을 보호하는 마감(상도) 역할을 합니다.

광명단 도장은 반대로 조립되고 나면 다시 열어보기 어려운 안쪽 면, 즉 하우징 내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면에 바르는 방청 하도(프라이머)입니다. 광명단은 산화철(사산화삼납, Pb₃O₄) 계열의 적갈색 방청안료로, 철강 표면에 발라 녹이 스는 것을 막는 용도로 오래전부터 쓰여온 방청페인트입니다. 조립 후에는 손이 닿지 않는 내부 공간이라도 습기나 윤활유에 의한 부식을 막아야 하므로, 마감의 미관보다 방청 성능이 우선인 광명단을 바릅니다.

정리하면 도장 항목은 녹슬 수 있는 철강 재질로 만든, 조립체의 겉을 이루는 부품(주로 본체·하우징·커버처럼 주철이나 강판으로 된 큰 몸체 부품)에 적용하는 항목입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경우는 보통 도장을 생략합니다.

  • 정밀 가공·끼워맞춤 면 — 축이 끼워지는 구멍, 베어링이 압입되는 자리처럼 치수 정밀도가 중요한 면은 도장을 하면 두께만큼 치수가 달라지므로 도장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 비철금속 부품 — 청동주물(CAC), 알루미늄합금(AC, ALDC)처럼 재료 자체에 내식성이 있는 부품은 굳이 도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알루미늄은 표면에 자연적으로 얇은 산화막이 생겨 있어 일반 유성 도료가 잘 붙지 않기 때문에, 도장이 필요하다면 별도의 전처리(에칭 프라이머, 알로다인 처리 등)를 거쳐야 합니다.

5. 파커라이징 처리

파커라이징(Parkerizing)은 철강 표면을 인산염 용액에 담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표면에 치밀한 인산철(FePO₄) 피막을 형성하는 처리입니다. 도장처럼 도료를 덧입히는 것이 아니라 금속 표면 자체를 화학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 피막 두께가 매우 얇아 정밀 가공된 치수를 거의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 도장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피막이 다공성 구조라 방청유를 잘 머금기 때문에 방청과 동시에 윤활 보조 효과도 있습니다.

이 처리는 철 성분이 있어야 반응이 일어나므로, 철강(탄소강·합금강) 부품에만 적용됩니다. 스테인리스강은 표면의 크로뮴 산화막이 반응을 막아 적용되지 않고, 알루미늄·구리합금(청동, 황동) 같은 비철금속에는 애초에 반응할 철 성분이 없어 적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실기 도면에서는 축, 기어, 핀, 볼트류처럼 정밀 가공된 탄소강·합금강 부품에 파커라이징을 지정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두께 변화가 거의 없어 끼워맞춤 공차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방청이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앞서 다룬 도장은 두께가 있어 정밀 가공부에는 부적합하므로, “정밀 가공된 철강 부품 = 파커라이징, 도장이 필요 없는 두꺼운 철강 몸체 = 도장”으로 나눠 생각하면 됩니다.

📌 참고 파커라이징의 원리와 공정, 장단점은 이전 글 “파커라이징(Parkerizing) — 화학적 금속 표면 처리”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6. 전체 열처리 HRC 50±3

이 항목은 부품 전체를 담금질(퀜칭)해 로크웰 C 경도(HRC) 50±3 수준의 표면 경도를 갖추라는 지시입니다. 로크웰 C 스케일 자체가 담금질로 경화되는 철강 재료를 전제로 만들어진 경도 기준이므로, 이 항목이 의미를 가지려면 애초에 열처리로 단단해질 수 있는 재료를 써야 합니다.

  • 회주철(GC)은 조직 특성상 이런 방식의 전체 담금질 대상으로 잘 쓰지 않습니다. 무리하게 담금질하면 균열 위험이 커집니다.
  • 청동주물(CAC)·알루미늄합금(AC, ALDC) 같은 비철금속은 로크웰 C 스케일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재료군입니다. 알루미늄은 시효경화라는 별도의 강화 방식을 쓰고, 청동은 애초에 담금질로 경화되는 금속이 아닙니다.
  • 기계구조용 탄소강(SM_C 계열)·합금강(SCM, SNCM, SCr 등)·공구강(STC, STS, STD)처럼 탄소나 합금 원소를 충분히 포함해 담금질 경화가 되는 재료라야 이 항목이 성립합니다.

다만 같은 “열처리 가능한 철강”이라도 도달할 수 있는 경도 수준은 재료마다 차이가 있어, HRC 50±3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값에는 재료별로 궁합이 갈립니다.

재료 계열열처리 후 대표 경도HRC 50±3과의 관계
SM45C 등
기계구조용 탄소강
침탄·질화 기준 약 HRC 42±3 수준HRC 50에는 다소 못 미치는 편으로, 목표 경도가 높다면 아래 합금강 쪽이 더 적합합니다.
SCM440 등
크로뮴 몰리브데넘강
표준 조질 시 HRC 28~32, 고경도 조건 시 HRC 50 이상도 가능열처리 조건을 고경도 쪽으로 맞추면 HRC 50±3 범위에 무난히 들어옵니다.
STC, STS, STD 등
공구강
담금질 후 대략 HRC 55~62HRC 50±3보다 오히려 높은 경도가 기본이라, 공구강 부품이라면 이보다 높은 경도값이 지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실기 팁 “전체 열처리 HRC 50±3″이 예시 그대로 적당한 재료를 고르라면, 순수 탄소강보다는 SCM 계열 같은 합금강 쪽이 이 목표 경도와 궁합이 좋습니다. 반대로 재료를 이미 SM45C로 정했다면, 이 항목의 목표 경도 값을 그 재료가 실제로 도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춰 쓰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재료별 적용 여부 총정리

지난 글에서 정리한 KS D 재료 기호를 기준으로, 이 세 처리 항목의 적용 여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습니다.

재료 계열도장파커라이징전체 열처리(HRC)
GC, GCD
(회주철·구상흑연주철)
O
(하우징·본체 등 외면·내면)
XX
(균열 위험)
SC, SF
(주강·단강)
O
(소형 정밀부에 한정)

(탄소량에 따라 제한적)
SM_C, SM_CK
(기계구조용 탄소강)
X
(정밀 가공부)
O
(SM45C 기준 HRC42 전후)
SCM, SNCM, SNC, SCr
(합금강)
XOO
(HRC50대 도달 용이)
STC, STS, STD
(공구강)
XO
(HRC55 이상도 가능)
SPS, PW-1
(스프링강·피아노선)
XO
(방청·피로수명 향상)
O
(담금질+뜨임 필수 공정)
CAC, C5102
(청동주물·인청동)
X
(자체 내식성)
X
(철 성분 없음)
X
AC, ALDC
(알루미늄합금)

(전처리 필요)
XX
WM
(화이트메탈)
XXX
(연질 베어링재)
SS, SCW
(일반구조용·용접구조용강)
O
(가장 전형적인 대상)
X
(구조재는 보통 무처리)
✏️ 실기 팁 요약하면 도장은 “녹슬 수 있는 철강으로 만든, 크고 눈에 보이는 몸체 부품”에, 파커라이징은 “정밀 가공된 철강 부품”에, 전체 열처리(HRC)는 “충분한 탄소·합금 원소를 가진 철강 부품 중 내마모성이 중요한 부품”에 적용한다고 기억해두면, 주서의 7개 항목 중 이 부품에 실제로 남겨야 할 항목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국가기술자격 실기시험용 KS 기계제도규격집의 “주서”와 공개된 표면처리·열처리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학습 참고용 자료입니다. 경도 수치는 열처리 조건(가열온도, 냉각방식, 뜨임 온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답안 작성 시에는 반드시 최신 규격집과 채점기준을 기준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